이사를 하고 남는 방이 하나 생겨 '우는방'이라고 정했다는 문정희 시인.
그래, 우는 방이 필요해.
이 나이에 거리에서나 남들 보는데서 울기는 쪽팔리는 일이지.
아니,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
뭔가 가득 찬 것들을 눈물로 씻어 버리면 개운할 것 같아.
괜히 울지 못하니까 눈이 아픈거야.
그래서 잠을 자야한다고 억지를 부리지.
잠은 또 만만하게 오는가. 것두 아니지.
쓸데없는 생각은 생각의 꼬리를 물고 늘어지지.
늘 '미안하다'고 생각하는 건 내 지병이다.
내 가진 것을
내 쌓아둔 것을
내 맘을, 내 몸을 원하는 순간에 원하는 이에게
나누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원하는 걸 뻔히 알면서 모른 척 시치미 떼서 미안하다.
훤히 속이 들여다보이는 그 짓거리를 부끄러움도 내비치지 않고
익숙하게 해내는 내가 또 다른 나,
조금은 더 솔직하게,담백하게 살고싶어하는 내게 미안하다.
자주 '울고싶다'고 생각하는 이 참회를
아니, 이 성사를 언제쯤 거하게 치를 수 있을까.
Joe Ceped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