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여행준비로 책을 몇 권 샀다.
크레타, 산토리니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로도스 섬은 '꼭 가봐야하는 여행지 몇 선' 에 든다는데 나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시오노 나나미의 도전적 역사해석과 소설적 상상력은 과하지 않아서 사실로 받아들여져 울컥, 했던 순간도 있다.
몇몇 멋진 남자가 등장한다.
그 중 으뜸이 오르시니다. 기사단의 대원칙인 '청빈, 복종, 순결'를 위배하면서도 당당하게 살고 있다.
그를 벌 주지 못하는 이유는 대귀족 가문이기도 하지만 적과 싸울 때 정말 용감무쌍하다는 거다.
오죽하면 적인 투르크인들이 알라 신도 이 이교도만은 용서한다고 믿을 지경이다.
전투의 막바지에 그는 전사한다. 그 다음날, 성채 밑 외벽 최전선에 기사 한 사람이 우뚝 서서 적군 앞에 나선다.
이 무모한 기사도 전사한다. 적군이 퇴각하고 죽은 기사의 투구를 벗기니 흑발의 여인이다.
그녀는 오르시니와 동거하고 있던 여자다.
투르크의 술탄 - 스물여덟 살의 쉴레이만1세,
직접 로도스 전쟁을 지휘하며, 요한기사단에게 항복하라, 투항하라 계속 사신을 보내고 편지를 보낸다.
마지막 항복을 받아낸 후에 휘하 병사들에게 패자를 업신여기는 자는 중형에 처하라는 통고를 한다.
이 지시는 완벽하게 지켜졌다.
멋진 남자 하나 더,
성벽 건축가인 마르티넨고. 자신의 일을 위해 탈영해 로도스로 온다. 열렬하고 명석한 사람은 멋지다.
인간의 이기심을 포장하는 종교는 전쟁의 영원한 명분이다.
전쟁소설을 읽고 멋진 남자 몇과 로맨스만 남는다.
가톨릭 집안의 귀족들로 구성된 요한기사단은 지난번 몰타에 갔을때 흔적을 보았다. 몰타에 가기 전에 이 책을 읽었으면
기사단의 대포점안식이 더 애틋했을 텐데... 로도스에서 패배한 요한기사단이 떠돌다가 겨우 얻은 마지막 기착지가 몰타였던 거다.
장미꽃이 피는 옛 섬, 로도스의 완벽했다는 성채를 그려본다..
* 몰락하는 계급은
언제나 새로 대두되는 계급과 전쟁을 치르고서야 완전히 사라지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