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우리, 호모 사피엔스

칠부능선 2018. 1. 12. 15:48

 

  변방의 유인원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세상의 지배자가 되었는가.

  '인지혁명'과 '농업혁명'을 지나 '인류의 통합'과 '과학혁명'을 통해 오늘에 이르렀다.

  대담하고 도발적이며 전방위적인 유발 하라리의 사유가 펼쳐진다. 

 

  600쪽에 이르는 두께, 1판 94쇄라니 엄청난 사람들이 읽어재낀거다.

  아껴서 읽은 건 아닌데 초반에 속도가 안 붙는다. 지리한 중반을 지나 뒤로 넘어가니 흥미롭다.

  스스로 지혜롭다고 말한 호모 사피엔스의 행적이 인류학과 세계사, 미래학으로 이어진다. 

  이 글을 쓴 2014년의 전망에서 지금은 더 심화되었겠지. 과학혁명에서 예상했던 일들이 상업화, 예술화되어 우리 앞에

  등장하고 있으니까.

 

  후반부, 인간의 '화학적 행복'을 읽으며 요즘 내가 생각하는 것이 다른 언어로 펼쳐지고 있어서 반가웠다.

 

 

 * 생물학자들에 따르면, 우리의 정신세계와 감성세계는 수백만 년의 진화에 의해 만들어진 생화학적 체제의 지배를 받는다.

  --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오로지 하나밖에 없다. 바로 신체 내부의 쾌락적인 감각이다. 

  -- 인간의 행복 조절 시트템 역시 사람마다 다르다. 1에서 10까지의 척도로 볼 때 어떤 사람들은 '즐거운 생화학' 시스템을 갖고 태어난다. 그런 사람은 기분이 6에서 10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8에서 안정된다. 그런 사람은 매우 행복하다. -- 또 어떤 사람은 '우울한 생화학' 시스템을 가지고 태어난다. 기분이 3에서 7 사이로 움직이고, 5에서 안정된다. 그런 사람은 항상 우울하다. 설사 그가 잘 짜여진 공동체의 지원을 받고, 수백만 달러짜리 복권에 당첨되며, 국가대표 운동선수 같은 건강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 우리가 뇌의 생화학 시스템을 이해하고 적절한 요법을 개발하는데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다면, 혁명을 일으키지 않도 과거 어느때보다도 사람들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일례로 프로작 (미국 일라이 릴리 제약사가 개발한 항우울제)은 생화학 시스템 자체를 바꾸지 않지만 세로토닌 수치를 높여줌으로써 사람들을 우울증에서 빠져나오게 돕는다.

 

*신이 된 동물 

우리는 친구라고는 물리법칙밖에 없는 상태로 스스로를 신으로 만들면서 아무에게도 책임을 느끼지 않는다.

그 결과 우리의 친구인 동물들과 주위 생태계를 황폐하게 만든다. 오로지 자신의 안락함과 즐거움 이외에는 추구하는 것이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 후기

 

 

 지루한 강을 건너고 험난한 산을 넘는 거대한 인류 문명사를 돌아봤다. 서구인의 시선이라는 아쉬운 점도 있지만.  

 이스라엘 출신의 이 석학도 사피엔스를 결국 '?' 로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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