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필사
저 폭포 / 김신용
칠부능선
2021. 10. 11. 19:05
저 폭포
김신용
저 폭포, 외줄기다 가느다란 물의 길이다 폭포라면 장엄해야 하는데 높은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내려 무엇을 무너뜨릴 듯 쏟아지는 질타 같아야 하는데 혼자서 오로지 외줄기다
산산이 부서지는 물거품도 없이, 혼자 먼 길 가는 것 같다 마치 산의 눈꺼풀 속에 숨겨져
있는 눈물샘 같은, 저 물줄기 - , 아무도 폭포라고 여기지 않는데도 홀로, 폭포이다
까마득한 벼랑에서 떨어져 내리는 가느다란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