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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아 / 사노 요코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를 통쾌하게 읽은 기억을 떠올리며 오랜만에 사노 요코의 책을 주문했다. 가볍고 편한 책인데, 한참 걸렸다. 그때의 시원한 문장을 기대했는데 왜 이리 싱겁지... 이런 생각이 들어 밀어두었다. 어젯밤 다시 잡아 다 읽고 보니, 이게 전형적인 수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시점이 아니라 10대, 20대의 이야기들이 많다. 그의 주변인들의 특별했던 감흥을 전한다. 남다른 시선과 반응에 가슴이 뜨듯해진다. 사노 요코는 2010년, 72세로 세상을 떠났다. 더 살았으면 솔직한 노인의 시선으로 더 공감할 글을 썼을 텐데... . 옮긴이의 말에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쟁쟁한 작가들과 아들 히로세 겐, 그리고 전 남편이자 일본의 '국민 시인'인 다타니와 슌타로까지 함께 모여 『100만 분의 1..

놀자, 책이랑 2024.09.22

백사실계곡

수필반, 9월 첫 걷기다. 10시경 판교역에서 7인과 합류.​​언덕을 올라 더위를 피하러 '산모퉁이' 카페에 들어갔다. 완전 시원, 딴나라다. 이선균이 '커피프린스'를 찍었던 장소라고 곳곳에 사진이 있다. 사람은 가도 그가 남긴 작품을 통해 그는 살아있다. 안타까운 마음에 다시 애도하고. ​​​​​​​근사한 집들이 늘어선 언덕을 올랐다. ​​이런 문, ​창고로 쓰는 듯한 폐차에 그림하고~~​​​자신있게 메밀밭이라고 말하고 보니 ... ​​​​​탕춘대터, 청춘을 탕진하는 곳 ? ​매번 와인을 챙겨오는 총무님 부부~ 참 보기좋다. ​​ 세검정으로 걸어와 수수백년만에 '하림각'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지하철을 타고 분당으로~~ ​

낯선 길에서 2024.09.20

추석 전후

토욜, 오빠랑 엄마께 가기로 했는데 오빠가 아파서 못 온다고 한다. 이런 일은 처음이다.통화를 하니 거의 말을 못 알아들을 지경이다. 아고 ... 남편과 둘이 엄마한테 다녀왔다. 가는 길에 은자네서 전을 얻어갔다. 나머지는 하던대로 ... 이런~~ 날라리. ​​평소에 횅하던 주차장이 꽉 찼다. 한바퀴 돌아 참사랑묘역으로 갔다. 처음 천주교묘지 산등성을 올라봤다.여전한 엄마를 만나고, "엄마~ 오빠 고생 오래 안하게 속히 데려가세요 " 매정하게 기도했다. 건강히 잘 지내시다가 혼수상태 사흘만에 영영 이별한, 엄마의 마지막을 닮고 싶은 내 소망도 들어있다. 영이별은 짧을수록 좋다.    가정에서 쓰던 성물을 처리하는 곳이다. 성스러움에도 유효기간이 있나보다. 아마도 주인을 잃으면 성스러움의 상징들도 숨을 놓..